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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의 이야기

[주간일기] 2월 2주차

이러심곤란 2023. 2. 16. 07:32

실망스러운 일


이전 포스트에서 내가 친가 가족과 멀어지는 계기를 설명했었다.
그 이후로 부모님과 교류도 크지 않아
더이상의 그들에게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생각했다.

지인 중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가족은 형제들은 쳐 낼 수 있지만, 부모님은 쳐내기 어렵다고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지난 12월에 우리 아이의 돌잔치를 예약했다.
가족끼리 소박하게 하는
그런 자리로 마련하겠다고 생각하고
장소도 넓지 않은
정확히 말하자면 가족 외 오는 사람들은
밖에서 대기해야하는 그런 장소를 선택했다.

그리고 지난 화요일부터
예쁜 초대장을 만들어
가족과 친척 그리고 정말 가까운 친구들에게 보냈다.
난 친척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말 그대로 가족에게만 보낸 것이다.

내 형은 목사님이다.
작은 시골 마을의 목사
목사님은 토요일이 정말 바쁜 날이다.
모든 종교인이 그러하겠지만
그래서 못 올 것도 알고 있었고,
마음만으로 축하해 달라는 메세지를 보냈었다.

답은 없었다.
그래도 혹시 올 수 있으니
연락을 한번 취해봐야하겠군 이라 생각했다.

저녁에 부모님께 전화를 하니 연락을 못받았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연하게도 난 아버지께 전화를 받은적이 없었다.
본인이 바쁘셨던지 아니면
전화를 건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리신건지는 모르겠다.
뒤이어 나오는 이야기는
아버지는 못오신다는 것.
그리고 형도 못온다는 것이었다.

아버지 못오시는 것도 머리로는 이해가 갔다.
주 업무가 주말에 하시는 거니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래도 서운한 감이 밀려오는 것은 어떻게 참을 수가 없었다.

일전에 아이의 100일에도 오실 수 있냐고 물어봤다.
대답은
본인들의 일정이 겹쳐서 가기 힘들겠다. 였다.

당시 나는 육아휴직 중이었고,
처가에 머물고 있었다.
광주-부산 교통 인프라가 좋지 않아서 힘들 것 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받아 들이는 것은
아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번에야 비로소 다시 알게 되었다.
또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나는 정말 곁다리 자식이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본인들이 의도 하셨건 아니건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나보다.

다행인건 어머니는 오신다는 것
동생도 와준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가족과 같이 생각하는 친구가
기꺼이 와주겠다고 한 것이다.
물론 그 친구녀석이 오려면 여러가지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와준다는게 어딘가

내 나이 42세
아직도 부모님께 서운한건 서운하고
형제들에게 서운한건 서운하다.
여지껏 42년 동안 쌓았던 나의 행동패턴이
한순간에 바뀌어서 그네들도 당황했을거다.

우리 집은
내가 나의 가정을 꾸리고
나의 감정과 나의 행동이 가족과 맞지 않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내가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부터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원인은 나지만
언제까지고 내가 희생 하며 살 수 는 없는 것이다.
심지어 크게 교류도 없는 가족
5년만에 문자 한 통 보내본 동생
문자 보내고 소식을 알려도 대답없는 형
가족일에 크게 연관없다는 듯 말하는 부모님
이들을 위해서 내가 더 이상 무엇을 해야하나?

난 그네들이 나를 필요로 할 때
항상 곁에 있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내가 필요로 할 때
본인들의 필요가 없으면
있어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인 사람인가?

앞으로 내 가족 관계에 대해서
좀 더 심도있게 고민해봐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 아닐까 싶다.

적다보니 신세한탄만 되었군.
이번주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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